바다에빠진목탁 #구운체리단편 #구운체리1 바다에 빠진 목탁 - (1) 1. 나는 쉽게 흥분하는 편이다. 좀처럼 감정을 주체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동시에 무던한 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종종 내 뒤에 서 계시는 부처님이 보인다고 하기도 한다. 목탁을 두들기는 것과 목탁으로 두들기는 것 모두 나의 페르소나이다. 나의 목탁은 내 심장소리에 맞춰 무엇이든지와 끊임없이 부딪히기 위해 태어난 나의 분신이자 나의 정체성, 나의 사랑. 비유법이 아니라 실제로 나는 결혼하기 전까지 나만의 목탁을 행운의 부적처럼 침대 맡에 두고 살았다. 실제로 두들긴 적은 많지 않았지만. 참고로 나는 교회에 다닌다. 종교적 의미를 담아 두들긴 적은 없다. 내 지랄 맞은 성격에 대해 조금 자세히 설명하자면, 나의 괴벽은 파도에는 무던하지만 잔물결에 미친 듯이 요동치는, 비유하자면 흔들림의 총량을 보존하.. 2021. 11.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