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여행의목적 #단편소설1 여행의 목적 - (6) 13일 오후 4시 평소였다면 서류작업을 대강 마무리하고 퇴근준비를 할 시간이지만, 오늘은 잔업이 있었다. 잔업이라고 부르는 것의 정체는 불과 몇시간 전까지 살아있는 사람의 것이었던 몸뚱아리를 수습하고 정리하는 일이었다. 시신은 새벽에 공원에서 발견되었고, 이런저런 조사과정을 거쳐 이반이 속한 팀에게 인계되기까지 대략 열시간이 걸렸다. 시신이 잔업이 되기까지 어떤 물리적인 과정과 행정적인 절차를 거쳤는지 이반은 알지 못한다. 다만 전달받은 것들을 지시받은 대로 처리할 뿐이다. 이반은 장례를 돕는 일을 한다. 주로 자연사한 노인들의 정돈된 그것을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예를 갖추어 마무리하는 일을 맡는데, 때론 지역 경찰들로부터 연락이 올 때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아직 때가 되지 않은 이들의 뒤틀리거나 훼손.. 2022. 7.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