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연재/달콤한 포도 (일상, 관계)7 달콤한 포도 (1) 0. 애써 밝은 척을 하는 게 아니고 진짜로 상관이 없는 거야 이 머저리들아. 애초에 내가 니네보다 주연이랑 훨씬 친한데, 그 소식을 너네한테 처음 들었겠니? 뭘 안다고 위로를 해. 아니 내가 지금 조금 우울한 건 맞는데, ‘내가 짝사랑하던 여자가 속도위반으로 결혼하게 되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내 아이는 당연히 아니고, 아닌 거 알면 묻지를 말고. 헛소문에 살 붙여서 디테일 만들지 말라고. 아이고 염병할. 덕분에 간혹 진심에서 우러난 응원의 눈빛을 보내는 덜 가깝고 더 선량한 지인들이 나는 더욱이 불편하다. 경솔한 사마리아인들 같으니. 조금이라도 언짢은 기색을 비쳤다가는, ‘당신이 이해하세요, 아시잖아요?’ 서로 눈빛 교환하면서 슬금슬금 자리를 피해줄 그 미필적 호의가 아른거려 골이 아프다. 그래서.. 2021. 11. 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