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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15

(리뷰) 탑건: 매버릭 Should let go, but not today, all that matter of time. ‘진짜 광기’의 예시로 돌아다니는 톰 크루즈의 짤이 너무 적절해서, 오프닝에서는 ‘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얘는 결정을 마친’ 그 표정 밖에 안 보였고 ‘그런 표정 좀 짓지말라’는 대사가 참 절묘하게 들렸다. 진짜로 결정을 마친 미친 사람이 ‘포드 vs 페라리’를 찍는 장면, 직후에 둥 떨어진 템포로 귀가 먹먹한 장면. 이 영화는 무조건 좋은 음향이 갖춰진 영화관에서 보는게 맞았다. 원조 탑건을 안 봤는데, 봤으면 이것보다 더 재미있었을수도 있으려나? 그게 가능한 일인가? 이 영화는 올드 스쿨의 후속작답게 온갖 올드 스쿨다운 서사기법을 조금의 트위스트도 없이 가져다쓰면서 그 맛의 정수를 뽑아낸다. 너무나도 고.. 2022. 9. 14.
(리뷰) 경관의 피 회색지대 경계선에서의 아름다운 동행 양산형 한국 언더커버 느와르 중에 나름 포지션을 독특하게 잡은 작품인 것 같다. 핵심 플롯을 이어가는 인물들을 끝까지 회색지대에서 어느 한 쪽으로 몰아붙이지 않은 채로 극을 마무리해 두어서 오히려 깔끔한 느낌이었다. 그것도 현실적인 층위에서 인간의 이중적인 본질을 비추어내느라 회색지대에 둔 게 아니라, 아주 판타지스러운 이야기의 설정만으로 만들어낸 회색지대라 더더욱. 동수, 강윤, 민재로 이어지는 계보에서 그들의 선택과 행동들이 마냥 옳거나 그르다고 하기는 어렵겠다. 다만, 그들의 목적이 순수했음을 극이 끝날때까지 결국에 부정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그들의 행동이 정당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것임을 또한 알 수 있었다. 강윤의 말대로, 그저 경계선에서 스스로 택한 사.. 2022. 8. 14.
(리뷰) 밈 전쟁: 개구리 페페 구하기 혐오 진영으로부터 빼앗긴 언어 되찾아오기 vs 4chan (cf. 일베, 2ch)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쓰이고하는 개구리 캐릭터 meme의 모국 문화권에 이런 사정들이 있었는지는 처음 알았다. 이름이 페페인것도, 만화 주인공이라는 것도, 그 뒤에 (당연하게도) 저작권자가 존재하는지 조차도. 9GAG나 레딧 같은데서 불특정 유저들이 그리기 시작한 캐릭터가 퍼진 것이라 대충 짐작했었다. (하기사 케장콘에도 저작권은 있지) 트럼프가 출마한 대선 시기와 맞물려 대안-우파 진영에서 혐오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착취하여, 이 개구리가 혐오의 상징이 되었다는 것 또한 처음 알았다. 4chan이 그런 성향의 커뮤니티인지도. 보는 내내, 아니 원작자 당신이 선량하고 올바른 예술인인 건 알겠는데, 당신네는 그 유명한 ‘미키마우.. 2022.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