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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연재/우주, 효영 - Bloody Oscar (관계, 범죄)

우주, 효영 - Bloody Oscar (3)

by 구운체리 2023. 9. 19.

3.
유명인들의 신상을 파헤쳐 본인조차 몰랐던 사실들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 '알권리협회'에서 지난 달에는 배우 '천우주'에 대한 영상을 다루었다. 황주덕 감독의 문제작 '오계절의 유언’을 데뷔작으로 시작부터 대형사고를 치며 국내외 영화제의 상을 휩쓰는데 일등공신이었던 배우 '천우주'는 진솔하고 수더분한 자세로 팬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정작 그녀의 과거 개인사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있어 북한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냐는 놀림마저 받곤했었다.
그러나 ‘알권리'의 그녀에 대한 주장은 꽤 문제적이었다. 천우주의 소속사 측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대중들의 목소리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다 지난 주 천배우 본인이 유튜브에서 라이브 방송을 켜고 처음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시청자들이 댓글을 달 수 없도록 막아두었고, 방송의 내용 또한 진부하여서 되려 의혹을 증폭시킨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주류였다.
- 관용없는 강경대응, 우습지도 않은 말장난거리들, 곧 다시 해명하겠음.
'알권리' 채널의 운영자 제프는 천우주의 대응 방송이 끝나고 두시간만에 대응 입장문을 냈다. 납득할만큼 명확한 증거로 반박할 수 있다면 올바른 정보가 공유될 수 있도록 '천우주'씨의 편에서서 최선을 다하는 우군이 되겠다는 내용이었다. 한편 임전무퇴라며 이미 다른 셀럽들과 엮인 몇몇 고소 건에 대응 중이라 당신 한명 추가된다고 겁에 질려 후퇴하지는 않을 것임도 밝혔다.

(변조된 목소리)
'천우주, 당신이 몰랐던 7가지 사실'
첫째, 배우 천우주의 프로필상 생년월일은 97년 2월 27일이지만, 실제 나이는 아무도 알 수 없으며 소문으로부터 추정컨데 93년에서 97년 사이에 출생한 것으로 보인다. '천우주'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며, 그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장 유력한 프로필은 94년생 고규림과 95년생 권효진이 있다.
둘째, 천우주는 황주덕 감독과 작업한 문제의 데뷔작에서 파격적인 노출연기를 대역없이 직접 소화해 선보인 것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실은 대역을 사용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그녀의 오른쪽 젖가슴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에서 유륜의 일곱시 방향에는 선명하게 별모양의 상처가 있다. 황감독은 분장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이 상처는 배우 본인의 것일 확률이 높은데, 천우주 본인의 몸에는 그런 흉터가 없더라는 익명의 제보가 다수 들어온 것이다. 이 다수의 익명 제보자들은 누굴까. 다음 항목과 이어진다.
셋째, 천우주는 영화가 개봉되고 주가가 최고조로 치솟기 직전까지 제법 소탈하고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즐긴 것으로 보인다. 그녀를 감성주점 내지는 고급 위스키 바에서 목격했으며, 매번 다른 남성과 단둘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았다는 증언들이 여럿 있었다. 다수의 '시민'분들이 그 모습을 찍어서 보내주었으며, 어둡고 흐릿하지만 배우 '천우주'의 얼굴은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시민’은 ‘알권리’ 채널의 구독자를 부르는 별칭임.)
넷째, 그 중 청담동의 한 라운지 바에서 천우주는 본인이 마신 술값 5만원을 계산하지 않고 떠났다. 해당 바에서 천우주는 홀로 몇잔의 술을 마시다 한 남성과 합석을 하여 두 잔을 더 마셨다. 남성은 함께 마신 술값을 계산하고 나가겠노라 했지만, 천우주는 자신이 홀로 마시던 것조차 계산하지 않고 남성을 따라나가 돌아오지 않았으며 소속사에 연락을 하여도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한다.
다섯째, 그녀의 출생 학교가 불명이며 흔한 졸업앨범 한장, 학창시절 친구한명 없다는 점에서 농담처럼 대두되던 '북한 출생'설에 보다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그녀가 자신의 본명을 비롯한 신상명세를 밝히지 않아서 자라난 의혹이지만,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당당하게 정체를 드러내주는 것이 국익을 위한 일이 아닐까. 
여섯째, 만약 천우주의 본체가 고규림이라면, 그녀가 학창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으며 상당히 불량하였고 졸업앨범의 사진으로 미루어보아 몇군데 성형을 한 것이 틀림없다. 고규림보다는 북에서 온 천우주였으면 좋겠다고 많은 팬들이 바라고 있을 것이다. 나 제프 또한 그렇다.
마지막, 천우주의 본체가 권효진이라면 이렇게까지 정체를 숨길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연예인이라는 공인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 바, 그 무게가 커질수록 마땅히 감당해야 할 책임 또한 늘어나는 법이다. 무거운가? 무서운가? 그래서 예능도 광고도 거의 찍지 않고 있는건가? 천우주 당신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지만, 그에 따른 대중들의 온도변화가 본인에게 득이 되는 방향인지 잘 고민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