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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연재/주사위 놀음 (범죄, 일상)

주사위 놀음 - (0)

by 구운체리 2022. 5. 6.

0.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고.
누군가 대답한다. 하는데요?
양자역학이 등장해 입지를 다지며 고전 과학의 수많은 개념들이 재정립되었지만, 아무래도 중요한 건 불확정성 그 자체에 대한 것일 듯하다. 모든 것을 관통하는 인과의 법칙이 세상을 움직이고 인간은 다만 관측할 역량이 되지 못할 뿐이라고 믿던 근본적 신앙은, 불확정성 그 자체가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의 일부라고 믿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신은 죽었고, 살아있다면 어쨌든 주사위 놀음은 할 것이다. 그 누구에게나 재미있는 놀이이므로. 불확정성이 세상의 원리인지는 모르지만 보편적 재미의 요체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힘이 좋은 사람, 머리가 좋은 사람, 수완이 좋은 사람이 신의 주사위 앞에 지저분하게도 엮이게 되었다. 신은 주사위를 던져서 이들의 운명을 결정하기로 했다. 세 사람은 서로를 무척이나 혐오한다. 하나 이상이 파멸하기 전까지는 견디지 못할만큼.
그들은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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