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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보 이즈 어프레이드 all To Your BeauTY, managing not to end up as Beau Dear mom, I am sorry this is the aniversary of dads death thank you Im sorry. Love, B…(보) 광기의 근원이 우울이고 우울은 상당수 가정환경에 유전적 근원을 두고 있으며, 아리 애스터 감독의 작품세계는 공통적으로 뒤틀린 유전적 형질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대놓고 광기를 장르로 삼는 호러 스릴러의 껍데기를 벗겨내고 광기만을 남기고 나니 그 현실 범주의 근원이 조금 더 드러나는 느낌이었다. 아주 구체적으로. 단어 선택이 조심스럽다. 모성? 아무튼 체계(본인의 가정)으로부터 억압받은 여성이 등장해 가정 내에서 압도적인 권위를 획득하여, 가정 내의 남성성을.. 2023. 9. 13.
우주, 효영 - Bloody Oscar (0) 0. 누가 범인인가. 종윤, 떨리는 왼손으로 반쯤 깨진 안경을 주워든다. 창살 너머를 바라보면 카메라가 시선을 쫓아 하늘로, 우주로 나아간다. “우리는 잘못한 게 없어…” 퍽하는 소리와 함께 흔들리며 암전되는 화면 구석에 진득한 액체가 튄다. 조용히 멀어지는 발소리만 들린다. 화면의 전방위에서 범람하듯 액체가 모여드는데 자세히보면 지난 130분간의 모든 컷들이 섞여있다. 수챗구멍으로 사라지듯 한점으로 수렴하다 반짝하고 꺼진다. 옅어지는 빛무리는 소은과 종윤이 첫눈으로 만들려다 실패했던 눈사람의 몸통을 닮았다. 그 장면에서 둘이 투닥거리던 대사들이 희미하게 메아리치며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스크랩] 대중의 평가를 의식하지 않고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뽐내던 황감독의 고장난 작품시계가 드디어 세상과의 두번째 .. 2023. 9. 12.
래빗 헌팅 - (8), 끝 8) 토끼 사냥 메뉴얼 1. 제자리에서 총으로 겨눈다. 인간은 출발지를 벗어나지 않는다. 2. 토끼들이 인간의 시야에서 사라지면 개를 풀어 쫓는다. 개는 정해진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3. 개들은 훈련받은 동선대로 돌아오고, 영역 밖에는 덫을 두어 잡는다. 토끼는 경기장을 벗어나지 못한다. 4. 살아남은 토끼들이 있다면 먹이를 주고 번식을 시켜 새끼를 깐 뒤 성체는 손님들에게 애완용으로 판매한다. 5. 총에 맞거나 개에게 물린 토끼들은 태우거나 짐승 먹이로 주고, 덫에 걸린 토끼들은 가죽은 손질하여 팔고 고기는 인간들이 먹는다. 파티에 고기가 부족할 시 4의 일부를 데려다 추가로 삶을 수 있다. Rabbit Hunting, 평행우주 1. 기환: 동전이 공장장의 손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기환은 벌떡 일어나.. 2023. 4. 15.
(리뷰) 코코 미구엘 아니고 코코 그림이 이쁘고, 노래가 괜찮고, 이야기가 구성적인 측면에서 평타 이상 치고, 멕시코 특유의 문화적 색채가 독특하고 진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답게 전반적으로 무해하고 귀엽다. 그것만으로 일단 한번쯤 봐볼만한 괜찮은 영화가 되기는 한다. 그런데 구성을 제외한 디테일한 요소들이 납작하고 직선적이다. 좋게 말하자면 쉬운 영화라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쉽게 만든 영화로 보인다는 것이다. 갈등의 기승전결, 그것이 해소되는 방식, 복선과 회수, 극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핵심 가치 등이 다소 옛 것 같다. 탈혈연의 대안 공동체 중심으로 사회가 재편되는 흐름에 역행하는 강력한 가족주의라. 위기가 극화되는 순간에서 악역은 치밀하지 못한 주제에 너무 설치고 주인공이 솟아날 구멍은 너무도 넓으며 주변 .. 2023. 4. 14.
래빗 헌팅 - (7) 7) 기열 사람은 왜 살까? 나는 일찍부터 철이 들엇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또래 아이들이 천방지축 왁자지껄 이런 수식어를 달고 자랄 때부터 나는 입신양명 같은 네글자를 가슴에 아로새기며 살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했던 단어는 ‘전교일등’이었다. 세상은 언제나 일등만 기억하고, 기억되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다고 배웠다. 부모님은 내 우주였고 그들의 말씀은 반박의 여지가 없는 교리였기 때문에 나는 내 생각을 언제 어디서나 드러내도 되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차성징이 지나고 머리통이 굵어진 친구들은 나를 때론 힘으로 어떨 때는 논리로 무너뜨리고는 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PC방 근처에도 못가본 나는 그곳에 어둠의 마나 같은게 흐르는 줄로만 알았고, 컴퓨터 게임은 마약과 살인에 버금가는 사회악인줄로 .. 2023. 4. 13.
(리뷰) 본즈 앤 올 답도 없는 괴물로 태어난 우울함에 비명처럼 뱉어낸 울부짖음 어느 날 동네 핫하고 조구만 호프집에서 우연히 동네 친구를 만났다. 동네 친구라고는 하지만 이 동네 산지 일년 가까이 되는 동안 세번 마주쳤고 그 중에 그날을 포함한 두번은 우연이었다. 우연이 아니었던 지난 만남에서 우린 ‘에에올’ 쩔었다는 얘기를 했었고, 이 날은 친구가 마침 ‘본즈 앤 올’을 막 보고나온 여운에 잠겨있는 상태였다. 제목으로 보나 카피 문구로 보나 내가 선뜻 보기 어려운 영화였지만, ‘에에올’과 비슷한 결을 공유한다는 말에, 속더라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다만 상영관이 많지 않고 주말에 술약속들을 몰아놓은 회사원의 출퇴근 시간과 맞지 않아 기약없는 OTT를 기다려야 하나 싶었었다. 어느 재수없던 날 연차를 쓰고 먼길 헛.. 2023. 4. 12.